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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Sunset On the Hills / Andante -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눈물입니다

음악의향기 2008. 12. 12. 05:45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눈물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엄마는 밤낮으로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어두운 방에 누워 풀꽃처럼 시들어가는 엄마를 보면 마음이 찌릿찌릿 아팠습니다. 동네 약사는 엄마가 영양 부족 때문에 아픈 거라고 했습니다. 엄마에게 영양제를 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나에겐 돈이 없었습니다.

수업 시작 전,

친구 현모에게 책을 빌렸습니다. 현모 책 속에 육성회비 봉투가 들어 있었습니다. 풀꽃처럼 시들어가는 엄마 얼굴이 생각났습니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흐물흐물 웃으며 제 가슴속으로 걸어 들어왔습니다. 현모의 육성회비 봉투를 가지고 교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약국에 가서 엄마에게 줄 영양제 한 병을 샀습니다. 오래 전부터 모아 놓은 돈이라고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눈에 붉은 노을이 졌습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머리까지 이불을 덮었습니다.

현모의 육성회비 봉투를 차마 버릴 수 없었습니다. 돈을 모으면 현모에게 다시 돌려주리라 마음먹었습니다. 현모의 육성회비 봉투를 집에 둘 수 없어 책가방에 늘 가지고 다녔습니다. 먼저와 나중을 이해하기에 너무 어렸던 탓입니다.

내 가방 한 구석에서 현모는

우연히 자신의 육성회비 봉투를 발견했습니다. 현모의 육성회비를 내가 훔친 거냐고 선생님은 물으셨습니다. 말할 수 없어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사랑이 많으신 선생님이 회초리를 드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모질게 나를 때리셨습니다.

너무나 아파서 선생님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나를 때리시는 선생님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눈물이 매보다 더 아팠습니다. 선생님은 울고 있는 나를 아무 말 없이 안아주셨습니다.

연어는 자기가 태어난 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머나먼 북태평양으로 헤엄쳐 갑니다. 어린 시절을 보내고, 사춘기를 보내고, 나는 연어처럼 세상의 바닷속에서 헤엄쳐 갔습니다.

푸르디푸른 등으로 북태평양을 유영하던 연어는 알을 낳기 위해 8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연어는 자신을 키워 준 강물의 비밀을 알고 있었습니다.

삶의 순간마다
나는 한 마리 연어가 되어 초등학교 시절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슬플 때마다 선생님의 눈물을 생각했습니다.
행복할 때도 선생님의 눈물을 생각했습니다.

선생님의 눈물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못난이 만두 이야기』이철환 / 마중물



Sunset On the Hills / Andante
출처 : 우리와음악
글쓴이 : canad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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