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듣는 클래식

[스크랩] 나의 말을 들어주오

음악의향기 2006. 10. 12. 18:10

Opera 'Turandot'

푸치니 / 오페라 '투란도트'

Giacomo Puccini 1858∼1924


공주는 잠 못 이루고 (Nessun dorma)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지휘; 주빈 메타

96년 토스카니니 지휘로 《라 보엠:La Boheme》을 상연, 성공을 거두고 1900년에는 로마에서 《토스카:Tosca》가, 1904년에는 밀라노에서 《나비부인: Madame Butterfly》이 초연되어 찬사를 받았다. 1907년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그 곳에서 제재를 얻은 《서부의 처녀:La Fanciulla, del West》가 10년 뉴욕에서 초연되고 18년에는 각각 내용이 전혀 다른 3부작 《외투:Il Tabarro》《수도녀(修道女) 안젤리카:Suar Angelica》 《지안니 스키키:Gianni Schicchi》 가 역시 뉴욕에서 상연되었다. 그 후 《투란도트:Turandot》의 제작에 착수하였으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투란도트》는 알파노에 의하여 완결되어 26년 밀라노에서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상연, 대성공을 거두었다. 푸치니는 그 자신의 말대로 “극장을 위하여 작곡할 것을 신에게서 명령받은” 사람이었다. 그의 작품은 유려하고도 애절한 정에 넘치는 선율, 극장의 요청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 자신의 양식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청중에게도 호소력이 큰 대본의 선택 등에 의하여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오페라는 여성 등장인물의 묘사에 뛰어나, 미미·토스카·나비부인·안젤리카 등 주어진 선율은 청중의 가슴을 파고드는 것이 있다. 또한 《나비부인》 《투란도트》 등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국취미적인 제재를 즐겨 선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예술세계의 최정점에 위치한 획기적인 작품으로, 앞선 다른 오페라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개성적인 독창성과 다채로운 음악어법을 자랑하는, 푸치니 최후이자 최고의 오페라이다. 

"투란도트"는 그 소재부터가 푸치니의 이전 오페라들과는 확실하게 구별될 정도로 독창적이다. 각각 일본과 미국을 배경으로 삼은 "나비부인"과 "서부의 아가씨"에서 이국적인 소재를 솜씨있게 다뤄내는 탁월한 예술적 감각을 선보인 바 있는 푸치니지만, "투란도트"는 이국적일 뿐만 아니라 고대 전설시대 중국에서 펼쳐진 가공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신비롭기까지 하다. 또한 신랄하고 유쾌한 풍자극 "쟈니 스키키"를 제외한다면, 그의 오페라 대부분은 남녀 주인공의 이별과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반면, "투란도트"는 두 주인공이 사랑의 기쁨과 환희를 누리는 사랑의 승리장면으로 끝이 난다. 

"투란도트"의 가장 큰 음악적 특징이라면 대편성의 관현악이 가져다 주는 음향적인 풍요로움과 이탈리아 오페라에선 보기 힘들었던 폴리포니적인 구성을 들 수 있다. 5성부로 폭넓게 구성된 바이올린과 비올라, 무대 위와 뒤에 배치된 트럼펫, 트럼본, 색소폰. 그리고 팀파니, 트라이앵글, 북, 심벌즈, 공, 첼레스타, 탐탐, 글로켄슈필 등 온갖 종류의 타악기들은 "투란도트"를 푸치니 오페라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입체적인 음향효과를 갖게 만들었으며, 칼라프는 현, 투란도트는 목관과 현, 류는 목관과 현 솔로, 세 사람의 대신들은 피콜로와 첼레스타, 황제는 트럼펫을 위시한 금관 등의 식으로 각 인물과 그를 표상하는 악기들을 조합한 뒤 폴리포니적 선법을 세련되게 구사함으로써, 복잡하면서도 심오한 심리묘사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폴리포니적 구성이야말로 "투란도트" 해석의 열쇠가 되는 것으로, 1970년대 이전까지의 "투란도트" 음반들은 이 점에 대한 이해가 크게 부족했었다. 요컨대 "투란도트"의 성공적인 해석을 위한 기본적인 요건은 이탈리아 오페라 특유의 성악적인 아름다움에다, 이 작품 고유의 광휘로운 음향효과를 서로 잘 연결시키는 데 있다.

작품 줄거리

* 작곡: 자코모 푸치니 (G. Puccini,  1858 - 1924)

* 대본: 아다미(G.Adami)와 시모니(R.Simoni)가 씀 (이태리어)

* 등장인물:
투란도트 공주 S / 알툼 (Altom  황제) T / 티무르 (Timur  퇴위한 타르타르의 왕) B / 칼라프 (Calaf  그의 아들) T / 류(Liu 노예 소녀) S / 핀 (Ping 중국의 고관) Br / 폰 (Pong 주방 대신) T / 판 (Pang 서무 대신) T / 중국관리 Br

* 때와 곳: 전설 시대 중국 북경

* 초연: 1926년 4월 25일, 밀라노

주요 아리아

제 말을 들어주오! (Signore, ascolta!)
공주는 잠 못 이루고 (Nessun dorma)
넘치는 눈물 (Del primo pianto)
그것은 사랑의 비밀 (Tanto amore, segreto)

제 1막: 전설시대 중국 북경 성벽 앞 광장

한 관리가 등장해 절세미녀인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이 내는 세 개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할 것이며 만일 한 문제라도 맞히지 못 할 경우에는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전한다. 이미 여러 사람이 도전했으나 형장의 이슬이 되었고 곧 페르시아 왕자도 사형이 집행된다고 알려진다.

군중 사이에 남루한 옷을 걸친 늙은 노인이 있었는데 그는 조국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타르타르 왕 티무르였다. 이 때 군중에 떠밀려 쓰러지면서 한 젊은 남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 젊은이는 전쟁중에 죽을 줄로만 알았던 자기의 아들 칼라프 왕자였다. 티무르를 시중들고 있던 노예 류도 몹시 기뻐하는데 그녀는 남몰래 왕자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들은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용히 재회의 기쁨을 누린다.

군중의 함성이 들리더니 투란도트 공주가 성곽에 나타나 페르시아 왕자의 사형 집행을 신호한다. 그 순간 칼라프는 그녀의 미모에 매혹되어 수수께끼에 도전할 결심을 한다. 티무르와 류는 극구 만류하지만 막무가내이다. 멀리서 사형된 왕자들의 혼령을 부르는 합창소리가 들려온다.

칼라프를 사랑하는 류가 '나의 말을 들어주오(Signore, ascolta)'를 부르며 말린다. 애절한 그녀의 호소에 칼라프는 감동하지만 반듯이 수수께끼를 풀겠다며 '울지말아요, 류!(Non Piangere, Liu!)'라는 아리아를 노래한다. 우스꽝스럽게 생긴 세 명의 대신 핀, 판 그리고 폰이 목숨을 아끼라고 그를 저지하고 군중도 이에 동조한다. 그러나 그는 투란도트 공주의 이름을 높이 외치면서 단호히 나아가 징을 두드린다.


'나의 말을 들어주오(Signore, ascolta)'

제 2막 북경의 왕궁 앞 광장

궁전 안에서 핀, 판 그리고 폰은 무정하기 그지 없는 투란도트 공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까지 13명의 불쌍한 구혼자들이 그녀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탄식하고 행복하게 맺어졌을 때에 축하하는 노래를 부른다.

다시 궁전 앞의 광장으로 군중들은 무명의 왕자가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본다. 트럼펫의 팡파르가 울리자 황제 알툼이 입장한다. 여덟 명의 현신이 수수께끼의 해답이 있는 두루마리를 가지고 대령하고 있다. 칼라프는 왕좌 앞에 서 있고, 포고문이 큰 소리로 다시 읽혀진다. 황제는 그 무명의 왕자에게 늦기 전에 생각을 바꾸라고 권하지만 칼라프는 거절한다. 투란도트 공주는 왜 자기가 이런 행동을 하는 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먼 옛날, 이 궁전에 쳐들어온 타르타르 군의 젊은이가 왕녀를 잡아 잔인하게 능욕하고 죽였기 때문에 외국에서 찾아온 젊은이에게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를 내어 복수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셋, 죽음은 하나라고 공주가 말하자 칼라프 역시 수수께끼는 세 가지고 목숨은 단 하나뿐이라고 대담하게 대꾸한다.

드디어 공주의 수수께끼를 풀 시간이다. 황제 알투움이 먼저 나와 도전자 칼라프를 만류하며 목숨을 아깝게 여기라고 말하지만 칼라프는 자신만만하다. 이윽고 공주가 등장해 아리아 '옛날 이 궁전에서(In questa Reggia)'를 노래한다. 저 옛날, 궁궐에 쳐들어온 외국군대가 로우링 공주를 능욕하고 죽인 사실을 이야기하며, 그 공주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외국에서 온 젊은이에게 풀기 어려운 수수께기를 내어 복수해 왔으며, 아무도 자신을 차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공주가 도도하고 위협적인 자세로 '이방인이여, 수수께끼는 세 개, 그러나 죽음은 하나 (Gli enigmi sono tre, la morte una!)'라고 말하자 이를 되받아 칼라프가 '수수께끼는 세 개, 생명이 하나 (Gli enigmi sono tre, una e la vita!)'라고 외친다. 나팔이 울리면서 드디어 수수께끼가 시작된다.

첫번째 수수께끼

공주 : 그것은 어두운 밤을 가르며 무지개빛으로 날아다니는 환상. 모두가 갈망하는 환상. 그것은 밤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아침에 되면 죽는다.

왕자 : 그것은 '희망 (La Sprenza)'

두번째 수수께끼

공주: 불꽃을 닮았으나 불꽃은 아니며, 생명을 잃으면 차가워지고, 정복을 꿈꾸면 타오르고, 그 색은 석양처럼 빨갛다.

왕자: 그것은 '피 (Il Sangue)'

세번째 수수께끼

공주: 그대에게 불을 주며 그 불을 얼게 하는 얼음. 이것이 그대에게 자유를 허락하면 이것은 그대를 노예로 만들고, 이것이 그대를 노예로 인정하면 그대는 왕이 된다.

왕자: 그것은 바로 당신, '투란도트 (Turandot)'!

칼라프가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내자 공주는 매우 당황해 하며 '모욕적으로 쳐다보지 마라. 나는 네 소유가 되진 않는다'고 소리친다. 그러나 황제는 맹세는 신성한 것이라 말하고, 군중들도 이에 가세한다. 이 때 칼라프가 역으로 한가지 제안을 한다. '새벽녘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보시오. 알아맞힌다면 그대의 승리. 원한다면 내가 죽으리다'

군중은 축복하지만 공주는 이름도 모르는 자와 결혼할 수 없다면 황제에게 다른 묘책을 강구해 달라고 매달린다. 황제는 단호하게 약속은 신성하다며 거절한다. 칼라프는 공주에게 한 가지 문제를 제의한다. 만일 그녀가 동이 트기 전에 자기의 이름을 알아 맞춘다면 그녀를 자유롭게 해 줄 것이며 아울러 목숨까지 바치겠지만 그렇지 못 할 경우에는 마땅히 자기의 아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제 3막 북경의 왕궁의 정원과 광장

궁전의 정원에서 관리가 포고문을 외치고 있다. 왕자의 이름을 밝히기 전까지는 아무도 잠을 잘 수 없으며 만일 이를 위반하면 사형에 처한다는 것이다. 핀, 판 그리고 폰은 칼라프로부터 이름을 들으려고 뇌물을 주면서 그대의 이름만 말해준다면 금과 행복한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갖은 유혹을 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마침내 티무르와 류가 공주 앞에 끌려오고 공주는 그들에게 왕자의 이름을 밝히라고 하지만 대답을 하지 않자 티무르를 고문하라고 지시한다. 류는 그를 구제할 속셈으로 오직 자신만이 왕자의 이름을 안다고 나선다. 공주는 그녀를 잔혹하게 고문하면서 이름을 묻지만 끝내 밝히지 않자, 공주는 의아해 하며 왜 고통을 감수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류는 그것이 바로 사랑의 힘이라는 '사랑은 강하도다(Tanto amore, segreto)'를 노래하고 계속해서 '얼음장 같은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cinta)'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그리고 옆에 있는 병사의 단도를 빼어 자기의 가슴을 찌른다. 칼라프는 그녀의 숭엄한 죽음 앞에 무릎을 꿇고 애도하고 군중들도 나직한 목소리로 동정한다. 투란도트와 함께 남게 된 칼라프는 공주의 얼굴에 가려진 베일을 찢는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죽음과 같은 공주여! 얼음과 같은 공주여!(Principessa di morte! Principessa di gelo!)'라고 노래한다. 여기까지 푸치니가 쓴 부분이고 다음부터는 알파노가 손을 댄 부분이 된다.

칼라프는 투란도트를 안으면서 열정적으로 키스를 한다. 그토록 냉정하던 그녀의 마음도 차차 봄 눈 복 듯 스러진다. 그녀는 우아한 자태로 '넘치는 눈물(Del primo pianto)'이라는 아리아도 답한다. 칼라프는 나는 타무르의 아들, 타르타르의 왕자라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공주도 이제 나도 당신의 이름을 안다고 답한다.

장면이 바뀌어 궁전 밖이다. 황제는 그의 왕좌에 앉아 있고 광장에는 군중에 운집해 있다. 동이 트자 투단도트는 황제에게 이제 저는 이 사람의 이름을 안다고 말한다. 그리고 몸을 돌려 칼라프의 눈을 응시한 채 그의 이름은 사랑이라고 소개한다. 칼라프는 공주를 포옹하고 군중은 꽃을 뿌리면서 즐겁게 사랑의 환희를 노래한다.

원작은 카를로 고치의 우화

<투란도트>의 기초가 된 작품은 18세기 베니스의 극작가 카를로 고치가 쓴 10편의 '극적 우화들' 중 <Turandotte>였다. 푸치니가 이 작품을 오페라화하기 전에 이미 그의 스승이었던 안토니오 바치니가 먼저 <Turanda>란 오페라를 작곡했었고 또 1917년엔 부조니가 <Turandot>를 발표했었다. 이처럼 많은 작곡가들의 영감을 자극한 고치의 희곡은 푸치니의 흥미도 끌었다.

이 우화에서 고치는 모든 것을 정복하는 진실된 사랑의 힘을 보여 주고 나아가 용기와 충성, 자기희생 및 고통에 굴하지 않는 꿋꿋한 힘 따위를 찬양하는 보편적인 주제를 설정했는데, 바로 이 점이 푸치니의 마음에 강하게 호소했던 것이다. 또한 그의 지금까지의 모든 오페라와 같은 현실적인 차원의 감상적인 멜로드라마 대신 무언가 환상적인 것, 무언가 동화 속의 인물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정서와 감동에 가득 찬 주인공을 동경하고 있던 당시의 푸치니에겐 <투란도테>의 주제야말로 새로운 길로 진입할 수 있는 도약대가 되리라고 확신했다.

대본을 맡은 시모네와 아다미는 푸치니의 요구대로 5막의 희곡을 3막으로 단축했으며 류 같은 인물을 삽입하고 현대적인 투란도트를 창조했다.

출처 : 해당화섬
글쓴이 : 안치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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