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因緣』- 피천득

 

 

 

 
        인연 우정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하품을 하면 따라 하품을 하듯이 우정은 오는 것이다. 오랫동안 못 만나게 되면 우정은 소홀해진다. 희미한 추억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나무는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르는 것이 더욱 어렵고 보람있다. 친구는 그때 그때의 친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좋은 친구는 일생을 두고 사귀는 친구다. 우정의 비극은 이별이 아니다. 죽음도 아니다. 우정의 비극은 불신이다. 서로 믿지 못하는 데서 비극은 온다. `늙은 어머니가 계셔서 그렇겠지`, 포숙이 관중을 이해하였듯이 친구를 믿어야 한다. 믿지도 않고 속지도 않는 사람보다는 믿다가 속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마음 놓이는 친구가 없는 것 같이 불행한 일은 없다. 늙어서는 더욱 그렇다. 나에게는 수십년간 사귀어온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하나 둘 세상을 떠나 그 수가 줄어간다. 친구는 나의 일부분이다. 나 자신이 줄어 가고 있다. - 피천득 <인연> 中에서 -
 
출처 : 우리와음악
글쓴이 : canad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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