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원한을 산다

 

사람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만큼 자존심이 부서지는 것은 고사하고

약간의 흠이라도 가는 것을 두려워 한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 금방 아물지 않는다.

딱지가 않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조금 심한 상처는 흉터가 지기도 한다.

그런 흉터는 그 사람의 정체성의 핵심을 흔들 수 있다.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들은 어떻게든 자존심에 상처가 날 일을

만들지 않으려 애쓴다. 불가피하게 그런 일이 벌어진다 해도

자존심과 무관한 일로 넘겨버리려 든다.

자기 탓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기 보다 남의 문제로 돌려 보려고 최후의 발악을 한다.

그래서 '내 탓이오' 라는 반성과 참회 보다 '너나 잘 하세요' 라는 방어가 나올 때가 훨씬 많다

 

자존심의 상처를 입은 맹수는 대화를 중단하고 자신의 동굴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처럼 사람들은 그 상처가 아물 때까지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며

자칫하면 상처만 깊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깟 일로 째째하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수 있냐고?

또 묵묵히 일은 하지 않냐고?

아니다. 사람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말을 들은 후에도 방긋 웃으며

"말씀 참 고맙습니다, 선생님 아니면 누가 제게 그런 말을 해주겠어요?

앞으로도 좋은 충고 자주 해 주세요" 라고 대답하고 아무 일 도 없다는 듯이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자존심의 생채기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다

마음속으로는 진정한 감사보다 '그래 너 잘났다, 두고 보고 있겠어'

라는 반발심이 더 오래 자리잡게 된다

결국 진심어린 대화의 문은 굳게 잠기고 만다.

물론 표면적이고 상투적이고 의례적인 관계의 길이야 뚫려 있겠지만

이런 해석은 너무나 개인주의적인 말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을 지탱하는 척추 뼈인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보다 조금

이기적이고 개인적으로 보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 정신이

움직이는 메커니즘이다. 아쉽지만 인간은 이렇게 치사한 존재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지구는 둥글다, 라는 주장을 하다가 법정에서 결국 신성모독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나온 후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는 혼잣말을 했다는 일화는 너무 유명하다

갈릴레이는 자신의 자존심과 신념을 지키려 했던 것이다

지구가 둥글고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이제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된 사실이

한때 것짓으로 몰렸듯이 지금 내가 이런 대접을 받지만 언젠가는

내 뜻이 현실에서 통하는 그날이 오리라 믿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의 수많은 업적 중, 유독 그 한 마디가 대중의 마음속에 각인된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관계의 궤도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그래도 내가 옳다" "너나 잘해" 라는 마음이

삐딱한 마음보를 가진 성격 파탄자나 소심한 인간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그것은 모두가 갖고 있는 자존심이라는 인간 존재 최후의 보루를 지키기 위한

보편적 심리라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소통의 기술--하지현

 

 

 
 
Blackbird/Mike Oldfield

 

 

 

 

출처 : happymake52
글쓴이 : 바람과풀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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