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제2부
이탈리아의 국민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이탈리아 오페라 사상 최고의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선이 굵은 남성적인 작풍과 애국심과 인본주의로 대표되는 뚜렷한 주제의식으로 지금까지도 전세계 수많은 오페라 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거장 베르디는 "리골레토", "아이다", "오텔로" 등 불후의 명작들을 쏟아냈지만, 그의 많은 작품 중에서도 "라 트라비아타" 만큼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듯 오페라 좋아하는 사람치고 "라 트라비아타" 모르는 사람 없다지만,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라 트라비아타"에 대한 애정과 집착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면이 있다.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소프라노로 군림했던 그리스계 미국인 마리아 칼라스는 1950년대 초엽부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극장인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주인공 비올레타 발레리를 부를 수 있기를 바랬지만 번번히 쓰라린 좌절을 맛보아야 했는데, 그 이유는 라 스칼라 극장의 총감독인 안토니오 기링겔리의 방해공작 때문이었다. 광신적인 국수주의자 기링겔리에게 있어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표작 "라 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역을 이탈리아 출신이 아닌 그리스계 칼라스에게 맡긴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으며, 그는 칼라스의 공연을 저지하기 위해 협박과 회유도 서슴치 않았다. 양측의 지리한 공방 끝에 결국 여론몰이로 기링겔리를 압박한 칼라스가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의 지휘로 저 유명한 1955년의 공연을 성공리에 끝마치면서 이 길고 긴 싸움은 기링겔리의 패배로 종지부를 찍게된다.
칼라스가 사라진 후 라 스칼라가 다시 "라 트라비아타"의 성공적인 공연을 갖기 까지는 거의 4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는데, 1960년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당시 30대의 신예 소프라노 미렐라 프레니를 비올레타로 전격 캐스팅하여 시도한 "라 트라비아타" 부활 계획은 참담한 실패로 끝난채 카라얀의 캐스팅에 반발한 거물 소프라노 레나타 스코토의 라 스칼라 극장 고소 사건이라는 불미스런 기억만을 남기고 말았다. 아바도의 뒤를 이어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에 취임한 리카르도 무티는 취임일성으로 베르디 오페라의 전작품을 새롭게 제작하여 공연함과 동시에 특별히 "라 트라비아타"의 부활을 힘주어 강조했는데, 결국 1992년에 젊은 가수들을 대거 기용한 공연이 청중들의 폭풍과 같은 호응 속에 대성공으로 끝남으로써 1955년 이후 자취를 감추었던 라 스칼라 극장의 "라 트라비아타"는 40여년만에 극적인 생환의 감격을 누렸고 청중들은 진정한 이탈리아 오페라의 부활을 소려높여 외쳤으니, 이처럼 "라 트라비아타"는 단순히 잘 만들어진 낭만주의 오페라일뿐만 아니라 실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국민 오페라'로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뚱뚱한 소프라노 때문에 초연은 대실패로
"라 트라비아타"의 주인공 비올레타 발레리는 프랑스 사교계의 여왕이었던 실존인물 마리 뒤플레시스를 모델로 삼은 것이다. 소설 "삼총사"로 유명한 뒤마 페르의 아들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는 작가로 명성을 떨치기 전에 마리 뒤플레시스의 살롱을 몇 번 드나들었는데 그만 그녀의 우아한 자태에 반하여 남몰래 연정을 불태우게 되었다. 후일 뒤마는 이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동백꽃 여인 (La Dame aux Camelias)"이란 소설을 발표했고, 이 작품은 희곡으로도 각색되어 파리의 연극무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베르디가 이 연극을 보게 된 것은 1852년 2월 파리에서였는데, 당시 첫 번째 부인과 사별한 채 소프라노 주세피나 스트레포니와 불안한 동거생활을 하고 있던 베르디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두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아 이를 오페라로 만들 결심을 하게 되었다. 자신의 든든한 파트너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의 대본으로 "동백꽃 여인"에서 "라 트라비아타" (길을 벗어난 여인, 방황하는 여인이란 뜻)로 새롭게 태어난 오페라는 1853년 3월 6일 베니스의 유서깊은 극장 라 페니체 오페라 하우스에서 역사적인 첫 공연을 갖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요즘도 자주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가수의 풍만한 몸매가 폐렴으로 죽어가는 가련한 여인 비올레타 발레리와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은 것이 실패의 첫째 이유였다. 그녀가 육중한 몸매를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무대는 자욱한 먼지로 가득했고 울어야 할 관객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하니 어떻게 제대로 된 공연이 가능했겠는가. 또 하나 실패의 원인을 들라면 당시로서는 파격에 가까웠던 의상 연출이 꼽힌다. 시대배경이 1840년대였던 까닭에 출연진들 모두가 당대의 의상을 입고 나왔으나 관객들은 이를 낯설어 했다. 자유롭고 분방한 연출정신으로 충만한 요즘 오페라 무대에서야 신사복 정장에 바바리 코트 걸치는 정도는 점잖은 축에 속하고 아예 사이버 룩이니 밀리터리 룩, 스페이스 룩이니해서 파격적인 의상설정이 되려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어쨋든 당시 관객들의 머리 속에는 오페라는 역시 옛날 이야기를 그린 것이란 생각이 공식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명작의 가치는 한 두 번의 실패로 흔들리지 않는 법. 문제된 소프라노를 교체하고, 시대설정을 1700년대로 옮긴 후에는 예의 베르디의 감동적인 음악이 청중들의 가슴깊은 곳을 울려 이 오페라의 명성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곧 "라 트라비아타"는 전 유럽을 열광시키게 되었다.
출처/저작 : goclassic/황지원
La Traviata
Composer : Giuseppe Verdi
Dramatis Persons Violetta Valéry, a demi-mondaine (Prima donna soprano)
Setting : Paris and environs, around 1700.
[제1막] 파리에 있는 비올레타 발레리 집안의 살롱
손님들이 모두 도착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가스통은 알프레도에게 권주가를 불러 줄 것을 청하고, 이에 알프레도가 일어서서 세상근심 모두 잊고 그저 즐겁게 마시고 떠들자는 내용의 "축배의 노래 (Libiamo libiamo ne'lieti Calici)"를 부르는데 이 곡은 오페라에 등장하는 수많은 권주가 (Brindisi)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곡이다. 알프레도의 노래를 받아 비올레타가 2절을 부르고 뒤따라 좌중들이 이에 합류하면서 파티는 더욱 무르익어간다. 이때 옆방에서 춤음악이 들려오니 모두들 그 방으로 춤을 추러 가는데, 갑자기 기침발작을 일으킨 비올레타가 의자에 주저앉는다.
[제3장]
이 장면에서 여주인공 비올레타가 부르는 소프라노 아리아는 화려한 기교와 초고난도의 고음으로 유명한데, 서정적인 "아, 그이였던가 (Ah, fors'e lui)"로 사랑에 대한 동경을 노래하다가 갑자기 현란한 콜로라투라 (장식적인 기교)로 "언제나 자유롭게 (Sempre libera)" 예전과 같은 삶을 고수할 것임을 다짐한다. 특히 마지막에 이르러는 멀리서 들리는 알프레도의 노랫소리 (3장에서 나왔던 사랑고백 선율을 반복한다)와 이에 대항하듯 더욱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비올레타의 목소리가 서로 뒤엉키면서 성악적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데 이는 음악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에서도 더없이 효과적으로 사용된바 있다.
[제2막] 파리근교의 시골별장 [제1장] - [제3장]
[제4장]
알프레도의 아버지 조르지오 제르몽이 들어와 자기를 소개한다. 비올레타가 아들의 돈으로 살고 있다고 오해한 제르몽은 그녀를 힐책하려 들지만, 이내 그녀가 자신의 귀중품을 팔아서까지 생활비를 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크게 놀라게 된다.
20여분간에 걸쳐 길게 이어지는 이 장면은 베르디의 거의 모든 오페라에 樗洋求? 바리톤과 소프라노의 2중창 장면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데, 평생 '가족 구성원간의 의사소통 단절과 이의 회복'이라는 주제에 집착해온 베르디로써는 그 주제의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바리톤과 소프라노의 2중창을 염두에 둔 것같다. 따라서 "라 트라비아타"와 아울러 "두 사람의 포스카리" "루이자 밀러" "리골레토" "시몬 보카네그라" "아이다" 등에서도 등장하는 바리톤과 소프라노의 2중창은 그 성악적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늘 특별한 주목을 요한다.
[제3막] 간소한 가구가 딸린 누추한 병실
전주곡 안단테, c단조, 4/4박자. 제1막 전주곡의 첫머리가 되풀이되고 제 1바이올린이 애처로운 선율을 연주하는데, 화려하게 고조되지 않고 그녀의 생명의 불꽃을 암시하며 꺼지듯이 사라진다.
이제는 모든 즐거움을 다 잊어버린 비올레타가 초라한 아파트의 자그마한 침실에서 누워 앓고 있다. 주치의 그랑빌이 비올레타의 병세를 살펴보고는 하녀 안니나에게 은밀히 비올레타가 이제 몇 시간 밖에는 더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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