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지은이) |
출간일 : 2004-06-25



압구정동에 위치한 클래식 음반 전문매장 '풍월당'의 박종호 사장이 쓴 여유로운 음악 에세이. '풍월당'과 지은이는 그가 그동안 운영하던 병원을 그만두고 음반매장과 음악 칼럼니스트 일에 전념할 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은이의 소소한 추억, 감상들과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과 음악가들에 대해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라파엘 쿠벨리크가 1990년 지휘한 '스메타나'의 공연 실황 음반에는 어떤 감동이 숨어 있는지, 서른여섯 살에 요절한 귀도 칸텔리는 어떤 이유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남아 있으며 그의 연주를 들어본다면 무엇이 좋을지, 에리히 클라이버와 카를로스 클라이버에게는 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읽어볼 수 있다.
이야기 중에서 음반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책 뒤에 '나만의 추천음악' 코너를 두어 100여 개의 음반과 재킷 컬러사진, 간단한 소개를 함께 실었다.
1편에서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면, 2편에서는 연주자들의 삶과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미샤 마이스키, 디누 리파티, 레온타인 플라이셔, 클라라 하스킬 등 작품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예술가들의 일화를 소개했다.
음악가들의 이야기 외에도, 유럽의 수많은 음악제를 다니며 직접 공연을 보고 음악인들을 만나온 지은이의 경험담과 그가 음악을 통해 만난 이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1권에서 호평을 받은 '추천음반' 부분도 좀더 풍성하게 꾸몄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명한 분석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에게는 파울이라는 이름의 형이 있었는데, 두 형제의 음악적 재능은 사교계의 큰 관심거리였다. 형 파울 비트겐슈타인은 특히 피아노를 잘 쳐서 모차르트의 재래(再來)라고까지 불렸다.
... 파울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그리고 전장에서 팔에 총탄을 맞는 부상을 당했고, 결국 오른팔을 절단해야 했다. 오른팔이 없는 상태로 귀향한 피아니스트... 그는 10여 년의 세월을 좌절 속에서 방황했다. 그러나 굴복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아는 작곡가들을 찾아나섰다. 그대로 주저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을 위한, 아니 자신의 한쪽 팔을 위한 새로운 곡을 작곡해달라고 부탁했다. 즉, 왼손만으로도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말이었다. 그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브리튼, 힌데미트, 프로코피예프 등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그런 파울에게 왼손만을 위한 피아노곡을 만들어준 사람은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었다.
- 2권 본문 50~51쪽에서
자클린이 데뷔하고 나서의 5년간은 그녀와 음악계가 모두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클래식 음악계에 일찍이 그토록 기쁨과 활력을 준 처녀도 없었다. 그녀는 뛰어난 음악성으로 아름다운 연주를 사람들에게 선사했을 뿐 아니라 타고난 발랄함과 재기로 어디서든 기쁨을 선사했다.
...엘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빼어난 곡의 하나가 바로 1919년에 작곡한 첼로 협주곡 E단조 op.85이다. 그가 남긴 단 하나의 첼로 협주곡인 이 곡은 엘가의 특징이 잘 녹아 있을 뿐 아니라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명곡이다. 이 곡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자클린 뒤 프레의 연주였다. 그녀가 유명해지면서, 이 곡도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자클린의 출현으로 영국은 세계적인 첼리스트와 세계적인 첼로 협주곡을 모두 갖게 되었다.
- 1권 본문 212~217쪽 중에서 |



박종호 - 정신과 전문의로 병원을 운영했으며, 한양대 의대와 한림대 의대 외래교수를 지냈다.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왔으며, 2003년에는 국내 최초의 클래식 전문매장 '풍월당'을 열어 음악팬들의 명소로 만들었다.
2007년 현재 무지크바움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객석」과 여러 잡지에 고정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또 KBS를 비롯한 기타 방송 프로그램에서 오페라를 해설하며 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 등에서 강의를 하면서 오페라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불멸의 오페라>, <유럽 음악축제 순례기>, <불멸의 오페라 2>,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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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클래식 음악 해설서도, 명반 가이드북도 아닌, 한 남자의 음악과 음반에 관한 편력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에게는 소개된 음악이나 음반에 관한 내용들이 충분하지 못하고, 때로는 나의 편견이 배어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모두 내가 30년 이상 음악을 듣고, 음악과 관련된 수많은 곳을 찾아다니면서 직접 경험한 나의 이야기이다. 진정으로 음악을 가까이하고 싶어하는 주위의 이웃, 사랑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 - 박종호 | | |



음악이란,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며 체험하게 해주는 가장 친근한 예술이다. 그리고 음악은 우리의 일상과 추억을 풍요롭게 해주는 벗이기도 하다. 박종호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은 음악을 듣는 기쁨을 느끼며 음악을 사랑하게 될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백건우 (피아니스트)
한동안 잊고 지내던 음악을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으로 되찾게 되었습니다. 어둠이 내리는 저녁, 파비오 비온디의 바로크 시대 음악에 기대어 제 영혼을 투명하게 다스리고 있습니다. - 법정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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